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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가 사는 세상

서진의 겨울- 마음이 꽁꽁 얼어 붙어버렸네...

by 멋진 결심!!! 2025.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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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회사의 회계팀장으로 일하는 서진은 또다시 아침부터 복잡한 생각을 안고 출근길에 올랐다.

버스 창문 너머로 흐르는 겨울 햇살이 얼굴을 스치는데도 마음은 따뜻해지지 않았다.

남편이 아침에 던진 말이 계속 가슴에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왜 도움 안되는 자존심을 붙들고 살아? 아니 그보다 그 도도한 자존심의 근거가 도대체 어디서 오는거야?"

 

남편의 이 말은... 화를 키우기엔 너무 무기력했고 잊기엔 너무 깊이 아팠다.

하지만 가방 안에 들어 있는 아이의 그림과 "엄마 힘내요"라는 삐뚤삐뚤한 글씨를 떠올리는 순간,

서진은 조금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말로

 

그래.나는 누군가에게 전부인 소중한 사람이다.그리고 내 삶은 내가 지켜야 한다.

 

회사에 도착하자,여느 때처럼 잔업과 잡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서진은 작은 결심 하나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나를 잃지 않는 삶을 살자."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였지만, 그 다짐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아주 작은 봄처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회사 사무실은 하나둘 불이 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진의 책상 위만은 여전히 서류가 쌓여 있었고,

노트북 화면에는 회사 경비 정산표가 깜빡이고 있었다.

 

"팀장님,오늘도 야근이에요?"

막내 직원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와 물었다.

서진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조금만 더 하고 갈게.집에 먼저 가."

막내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팀장님... 가끔은 좀 쉬셔도 돼요.팀장님 혼자 다 짊어지지 않아도 되잖아요."

뜻밖의 말에 서진은 잠시 멈칫했다.

누군가에게서 "쉬어도 된다"는 말을 들은 게 얼마 만이었던가.

집에서도,회사에서도... 늘 "해야 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던 자신이 떠올랐다.

 

사무실에 혼자 남자,서진은 서류를 정리하다가 문극 창밖을 바라보았다.

겨울 밤하늘에 별 하나가 또렷하게 떠 있었다.

 

나...이렇게까지 혼자 버티며 살아왔구나.

 

그리고 곧 또 다른 생각이 따라왔다.

 

하지만,이제는... 나 자신을 챙겨도 되지 않을까?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아주 작지만 분명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마치 오랫동안 눌려 있던 씨앗이,흙을 밀어내고 조용히 싹을 틔우는듯한 감각.

 

서진은 가방에서 오래 쓰던 작은 노트를 꺼냈다.

언젠가 소설을 쓰고 싶어 메모하곤 하던 노트였다.

손끝이 떠리는 걸 느끼며,조심스레 첫 문장을 적었다.

 

"어느 날, 한 여자가 자신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했다."

 

문장을 쓰는 순간, 

그 말이 바로 자신의 이야기임을 서진은 깨달았다.

 

오늘의 이 작은 문장이,언젠가 자신과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되리라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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