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스타그램 알림에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철공소.
늘 그랬듯 습관적으로 눌렀다가,
한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강헌 선생님의 별세를 알리는 소식이었다.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는 철공소닷컴에서 온라인으로 선생님의 강의를 듣던 수강생이다.
직접 뵌 적도, 인사를 나눈 적도 없다.
그런 나도 강헌 선생님의 제자라고 말해도 되는 걸까.
제자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조금 조심스럽더라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을 이렇게 깊이 좋아하고 의지해 본 것은 내게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동안 나는 명리를 공부했고,
그 안에서 내 삶을 돌아보았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도 강의를 켰다.
내 마음을 나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날에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렇게 조금씩 하루를 견뎠다.
선생님께서는 모르셨겠지만,
그 목소리를 기다리던 사람이 여기에도 있었다.
1년 수강권이 끝나갈 무렵에는 다음을 기약했다.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다시 슈퍼패스 강의권을 신청해야겠다고.
지금은 잠시 쉬더라도 언젠가 돌아와 공부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계획 속에는 선생님께서 앞으로도 그 자리에 계시리라는 믿음이 자연스럽게 들어 있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나는 또 화면 너머에서 귀를 기울일 수 있을 거라고.
그래서인지 부고를 접한 뒤에는 아쉬움보다 그리움이 더 크게 밀려왔다.
다시 배우려고 남겨 둔 마음이 갈 곳을 잃은 것 같았다.
중년이 되면서 가까운 지인들의 죽음을 종종 마주한다.
그때마다 한 사람이 떠난 자리가 얼마나 크고 오래 남는지 조금씩 알게 된다.
그런데도 이번 슬픔은 낯설었다.
얼굴을 마주한 적 없는 분의 부재가 이토록 가슴을 아프게 할 줄은 몰랐다.
인간의 마음은 참 신기하다.
함께 보낸 시간은 없어도, 누군가의 말을 들으며 살아낸 시간은 이렇게 깊이 남는다.
선생님은 나 같은 수강생의 존재를 모르셨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내 삶의 어려운 한 시기를 건넜다.
그 시간만큼은 내 안에 선명하다.
이제야 미처 전하지 못한 인사를 적어 본다.
선생님, 저도 여기서 배우고 있었습니다.
한 번도 찾아뵙지는 못했지만,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힘든 날들을 견뎠습니다.
다시 공부할 여유가 생기면 돌아가려 했는데,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먼저 드릴 걸 그랬습니다.
배운 것들을 천천히 되짚으며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강헌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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