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들이 어린이집에서 딸기농장 체험하고 아주 즐겁지만 육체는 피곤한 하루를 보낸 하루이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어서 너무 좋았는데...
저녁 11시 반에 깨어서 5분을 울다가 생수를 벌컥벌컥 마시고 잠이 든 상태다.
만 3세가 지나고 나서부터는 거의 밤에 깨어서 울거나 한 적이 없어서...
엄마는 또 오늘 딸기농장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나부터 시작해서 걱정이 스멀스멀 밀려와 잠이 안 온다.
요즘 듣고 있는 강의를 이어폰으로 듣고 있다 보니 아들 녀석이 옆에서 또 키득키득 웃으며 뒹굴며 쌕쌕거리며 자고 있다.
암튼 필터링 없이 내가 꼭 쓰고 싶었던 글을 그래서 이 시간에 쓰고 있다.
아들은 11월에 태어난 아이다.
경험해보지 못한 예비 엄마 아빠들은 모르겠지만 ...
11월, 12월에 태어난 아들을 키운다는 건 1월이나 2월에 태어난 딸이나 아들을 키우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겪어보니까 알 것 같다.
대학생 시절, 교회 사모님께서 하셨던 그 얘기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출산도 계획해서 3월쯤 아기가 태어나면 좋다고...
그때는 그게 무슨 뜻인지... 또 알려고도 알고 싶지도 않았다.
거의 2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그때 그 말이 떠오른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지만...
이 또한 인간의 한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암튼 이야기가 또 산으로 가는 듯 한 느낌 이기긴 하는데...
본론으로 들어가 보면...
아들은 또래보다 발달이 지연된 상태여서 3월에 첫 입소한 유아반 어린이집에서 한 달 만에 강제 퇴소를 당했다. 이유인즉슨 다른 친구들보다 선생님 손이 너무 많이 가니까... 우리 원에서는 케어가 불가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퇴소 통보를 받기까지 아들의 어린이집 적응은 고작 한 달이긴 하지만 정말 고역이긴 했다.
맞벌이라 13개월부터 가정 어린이집을 다녔었는데... 아주 어릴 때도 없었던 손가락 빨기, 장난감 입에 물기 등 불안증세가 나타났고...
어린이집 가기 싫다는 의사표현을 처음으로 하기 시작해서...
정말로 심각하게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했던 한 달이다.
남편도 나도 퇴소 통보를 하는 어린이집에 대해서 정말 조목조목 따지고 싶은 내용이 많았으나...
의사 표현도 잘 못하는 아이를 오롯이 그곳에 맡겨야 하는 부모로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가슴이 답답하고 눈물 밖에 나지 않았던 기억에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다시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그리고 모든 부모들의 마음과 결정이 똑같을 것이다.
우리 아이를 거부하는 그곳에... 아이를 절대로 보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이를 돌보고 가르치는 교사와 원장의 자질을 운운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일은 우리의 현재 체크리스트에는 들어올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4월 1일부터 새로운 어린이집으로 등원을 시켰다.
다른 아이들은 이미 한 달 동안 적응 기간을 거친 새로운 어린이집으로 우리 아이만 또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
3월 초에 그전 어린이집에서 적응하는 동안 일주일 동안 휴가를 사용한 상황이어서...
4월에는 눈치 보여서 휴가도 다시 쓸 수 없는 상황...
암튼 최악의 모든 상황이 겹친 4월 1일이다.
오늘이 26일이니까 아직 새로운 어린이집에서 생활한 지 1달이 채 안되었다.
그럼에도 오늘 내가 이 글을 쓸 수 있는 건... 새로운 어린이집 원장님과 선생님들이 너무너무 좋아서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는... 우리 아이가 이곳에서 편안하게 생활을 하고 있는지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가 있다.
그건 바로 응가이다... 아직 말로 의사표현을 잘 못하는 아이들이라...
아이들이 스트레스받는 상황이나 편한 상황이 아니면 절대로 거기서 응가를 하지 않는다.
13개월 때 가정 어린이집에서 적응할 때도 거기서 응가를 하는 날부터 마음 놓고 시간을 차츰 늘렸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우리 아들은 잘 먹는 편이어서... 가정 어린이집에서는 응가를 하루에 3번씩 할 때도 있어서...
제가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말했던 적도 있다. 그때 선생님께서 : 아이가 편하게 잘 먹고 잘 싸면 좋은 거죠, 어머니.
해주셨던 그 말씀이 너무 고맙기도 했다.
근데 3월에 입소한 어린이집에서는 응가를 한 번도 안 하고 초반에는 집에 와서 밤에 응가를 하다가...
보름이 지난 후에는 변비까지 생겨서... 소아과에 가서 변비약을 처방받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4월에 입소한 어린이집에서는 첫날부터 응가를 하고...
지난주부터는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어린이집에 가고 싶다고 먼저 말을 한다...
1월에 태어난 아이와 11월에 태어난 아이는 10개월의 갭이 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이러한 갭은 티가 안 나지만... 아직 성장 중인 아이들에게는 아주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마다 고유의 성장 주기가 있는 것 같다.
유전적인 것도 있고 후생적인 성장 환경과도 당연히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는 자기만의 성장주기표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들이 며칠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성장했을 리는 없다.
그리고 아들의 모든 생활환경 설정은 동일하다. 어린이집 교체만 빼고...
그런데 3월과 4월 사이의 행복지수는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이는 아이와 함께 8시간 이상을 함께 하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어린이집을 고르는 부모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기도 하고
훗날 내가 이 글을 읽으면서 이번에 범한 나의 잘못과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3월에 선택한 어린이집은 아주 급하게 결정된 어린이집이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요즘 저출산이라 그전에 상담받고 대기 걸어놓고 확정되었던 어린이집에 정원 확보가 안되어서 반이 아예 해체가 되었다.
그래서 새 학기는 시작이 되는데... 그전 어린이집은 졸업인데... 우리 아이를 받아줄 어린이집이 없는 상황에서
사전에 상담도 안 받고 급하게 확정 짓게 된 어린이집이다.
어린이집 등원 전 오리엔테이션 때 처음 어린이집에 가게 되었는데...
말로 표현이 안 되는 그런 기분...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인데... 여긴 왜 군대 같은 느낌이지 하는...
그러나 나는 초보맘이고... 가정 어린이집에서 느낀 포근함을 국공립이라는 큰 어린이집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인가 하는 긴가민가 하는 마음에... 아이를 그곳으로 보낸 것이 돌이켜보니 나의 가장 큰 잘못이다.
4월에 등원한 어린이집도 국공립이지만... 상담받으러 갈 때부터 원장님과 선생님들이 풍기는 기운이 너무 따뜻하고 포근하다는 느낌이었다. 전에 가정 어린이집보다 더 포근한 느낌...
같이 상담 갔던 남편도 똑같은 말을 했다.
여담으로 3월에는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퇴소 통보받기 전에...
온라인상으로 평이 좋은 협동조합 어린이집에도 상담받으러 간 적이 있었다.
근데 그 어린이집 원장님과의 상담 후에도... 선뜻 우리 아이를 거기 보내야겠다는 마음의 소리가 안 들렸다.
나이 마흔이 넘어서 확신하는 한 가지가 더 생겼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하는 말이 있다.
여긴 왠지 기분이 좋아, 왠지 으스스해. 왠지 찜찜해하는 류의 말들...
그냥 기분 탓이라고 하기에는 우리의 몸이... 우리의 무의식이...
인간의 이성으로 해석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아들의 임신을 알게 된 그날부터 , 나는 예전의 나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차츰차츰 바뀌었지만... 요즘은 그 바뀜이 실감이 난다...
아들은 나를 더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거울 같은 존재다.
요즘은 아이를 안 낳으려고 한다.
그 이유를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알 것 같다.
그런데 엄마가 되어보니 세상에 이런 행복도 있구나 하는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우리의 사회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이 행복을 막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러나 이 문제들을 정말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아예 없다고 안 하겠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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