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맞벌이를 하고 있는 워킹맘이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주변에 아이를 돌봐줄 손을 빌릴 곳이 아예 없는 현실에 직면한 맞벌이 부부이기도 하다.
게다가 아이 임신 출산 시기가 마침 코로나로 전 세계가 힘들어하는 시기라...
입주 도우미나 등하원 도우미를 쓸 엄두도 나지 않았다.(경제적인 이유가 있기도 하고...)
남편과 나는 종종 그런 얘기를 한다. 우린 정말 쌩 육아를 하고 있다고 ...
암튼 이러한 현실에서13개월차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회사에 복귀해야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남편과 나의 직장이 가깝게 있어서
아주 오랜 고민을 하다가 직장 근처 어린이집을 선택했다.
그때부터 우리 가족은 아래와 같은 루틴으로 매일을 지내고 있다.
6시 기상 -> 7시 아빠 차 탑승 -> 차에서 아이 아침 먹이기-> 8시에 아이 어린이집 도착->남편,나 회사 출결태그 하기
공휴일을 빼고 매일매일을 거의 위와 같은 루틴으로 3년째 유지중이다.
지금도 경험이 풍부하진 않지만, 초보맘 시절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질문도 하고, 맘카페 정보도 서치하면서 내린 결론은 직장 근처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이었다. 내가 직장 근처 어린이집으로 결정 지은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아침 7시반에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저녁 7시반에 픽업하러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이 무려 12시간이다. 그나마 직장 근처 어린이집에서는 출퇴근 시간 정도는 엄마 아빠와 차에서 2시간 정도 같이 있으니까,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이 10시간이다. 이 시간도 이제 갓 돌을 지난 아이에게는 정말로 긴 시간이지만 이게 나의 현실이다.
아이와 같이 시작된 매일 2시간의 출퇴근 여정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너무 힘든 일이 많이 있었다.
자는 아이를 안고 차에 태운 적도 있고...
출근길에 길이 너무 막혀서 아이가 우유를 차에다 토한적도 있고 ...
차가 너무 막히는 날에는 차에서 잠든 아이를 안고 내렸는데 시간이 애매해서 저녁을 거르고 새벽에 일어나서 우유만 먹고 잠들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항상 어린이집 첫 출근이고 마지막 하원이었다.
남편도 나도 담담하게 표현은 안했지만...
나의 가난이 나의 무능이 진저리 나도록 싫었고 아이에게 죄스러웠다.
그때 나는 결심했다. 돈을 벌어야겠다고...
돈은 먹고 살만큼만 있으면 된다는 마인드였었는데...
돈으로 인해 아이가 고생하는 걸 보고 있자니 가슴이 미여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왜냐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돈을 벌어서 아이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옛말 속담에 아이는 온 동네 사람들이 같이 키운다는 말이 있다고 전해 들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도움을 요청할 손길이 어린이집 밖에 없다.
그런데 그것도 복불복이다. 정말 아이를 사랑해주는 어린이집 선생님과의 인연이 없으면...
작디 작은 우리의 아이는 더욱 힘든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내가 뜯어고칠수 있는 방법도 능력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이를 키우기 정말 힘들어요 ... 라고 말하는것 밖에는 없다.
아이와 같이 엄마 아빠는 매일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천사같은 아이와 함께 있으면 너무 행복하다.
그런데 우리의 이런 현실 때문에 나는 스스럼없이 아끼는 후배들에게 결혼하고 아이 낳으라는 조언을 감히 못한다.
행복한데... 현실이 너무 힘들고 아픈것도 또한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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