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물가를 보면 장바구니에 물건 하나를 담을 때도 잠시 망설이게 됩니다.
그런데 다이소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이게 정말 3천 원이라고?”
“필요한 건 하나였는데 왜 바구니가 가득 찼지?”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텐데요.
불황과 고물가 속에서도 다이소가 계속 성장하는 이유를 최근 데이터로 살펴보니,
꽤 흥미로운 소비 패턴이 발견됐습니다.
매장은 11% 늘었는데 이용금액은 49%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도 2022년 말 1,442개에서
2025년 말 1,600여 개로 11% 이상 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이용금액은 무려 48.9% 증가했습니다.
매장이 늘어난 속도보다 소비자가 다이소에서 돈을 쓰는 속도가 훨씬 빨랐던 셈입니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소비를 무조건 포기하기보다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찾게 됩니다.
다이소가 불황에 강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고물가 시대에도 장바구니는 여전히 ‘1만 원대’
다이소의 결제금액을 살펴보면 3천 원 이하가 24%,
5천 원에서 1만 원 구간이 25%로 나타났습니다.
여전히 소액 결제가 소비의 중심이라는 뜻입니다.
커피 두 잔 값으로 주방용품, 수납용품, 문구류에 간식까지 살 수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법 든든합니다.
다이소의 진짜 경쟁력은 단순히 ‘싼 가격’만은 아닙니다.
적은 돈을 쓰면서도 여러 물건을 골랐다는 만족감을 준다는 데 있습니다.

이제 다이소도 온라인으로 간다
다이소를 생각하면 매장 안을 돌아다니며
보물찾기하듯 물건을 고르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몰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온라인몰이 활성화하는 이유도 재미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무료배송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이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며 장바구니를 채우게 되기 때문입니다.
매장에서는 1천 원짜리 물건 하나만 사도 부담이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배송비가 아까워 상품을 몇 개 더 담게 됩니다.
다이소의 낮은 가격이 온라인에서는 오히려 여러 상품을 함께 구매하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하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온라인이 오프라인 매장을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온라인 이용 고객 모두가 오프라인 매장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몰은 매장의 경쟁자가 아니라,
다이소를 더 자주 이용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출입문이 된 것입니다.
다이소 온라인몰에도 ‘오픈런’이 있다
명품 매장에만 오픈런이 있는 줄 알았는데 다이소 온라인몰에도 오픈런이 있었습니다.
다이소는 매일 오전 9시에 신상품을 공개하는 ‘신상오픈런’ 행사를 진행합니다.
이 영향으로 오전 9시의 온라인 이용건수는 직전 시간대보다 약 두 배나 급증했습니다.
온라인 쇼핑의 이용 정점은 오후 2시였고,
오프라인 매장 역시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 이용이 집중됐습니다.
점심을 먹고 온라인몰을 구경하다가
퇴근 전이나 하교 후 매장에 들르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이제 다이소 쇼핑은 단순한 생필품 구매를 넘어
신상품을 기다리고 구경하는 작은 놀이가 된 듯합니다.
다이소의 중심에는 30·40대 여성이 있다
2025년 다이소 이용금액의 59.3%는 여성 고객이 차지했습니다.
남녀의 연평균 방문 횟수는 각각 5.6회와 5.1회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지만,
전체 이용금액에서는 여성의 비중이 뚜렷하게 높았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여성의 연간 이용금액은 7만2천 원,
40대 여성은 7만4천 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집안 살림과 육아, 문구, 미용, 수납용품 등
생활 전반의 구매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 연령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이소에 가면 필요한 물건뿐 아니라
“언젠가 쓸 것 같은 물건”까지 눈에 들어오는 것도 한몫하고요.
한편 2022년과 비교해 남성 고객의 이용건수는 50% 증가해
여성 고객의 증가율 43%보다 높았습니다.
공구, 차량용품, 캠핑용품, 전자기기 주변용품 등이 다양해지면서
다이소의 남성 고객층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다이소는 물건보다 ‘부담 없는 만족’을 판다
다이소의 성장은 단순히 물건이 저렴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큰돈을 쓰지 않아도 여러 물건을 고르는 재미가 있고,
실패해도 부담이 적으며,
매번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편리하게 사고,
오프라인에서는 직접 둘러보며 보물찾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불황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소비의 즐거움까지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더 적은 돈으로 더 확실한 만족을 주는 장소를 선택합니다.
어쩌면 다이소의 인기 비결은 아주 단순할지도 모릅니다.
지갑을 열 때는 가볍고, 장바구니를 들고 나올 때는 왠지 든든한 곳.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딱 하나만 사야지”라고 다짐하며 다이소에 들어갑니다.
물론 계산대 앞에 도착했을 때 손에 든 물건이 하나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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