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SNS에서 상당히 충격적인 영상을 하나 봤다.
LA의 한 도로에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나타난다.
그러자 사람들이 사방으로 뛰기 시작한다.
수십 명 정도가 아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알고 보니 이 영상은 최근 미국 LA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Street Takeover(스트리트 테이크오버)’를 경찰이 대대적으로 단속하는 현장이었다.
그런데 Street Takeover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런 장면까지 벌어진 걸까?

🚗 Street Takeover란?
말 그대로 번역하면 ‘거리 점거’ 정도의 의미다.
수십~수백 대의 자동차와 사람들이 갑자기 특정 교차로나 도로를 점거한 뒤 자동차로 원을 그리며 도는 ‘도넛’, 타이어를 태우는 ‘번아웃’, 드리프트 같은 위험한 운전을 벌이는 불법 집회 형태다.
주변에는 이를 구경하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몰린다.
문제는 일반 도로에서 벌어진다는 것이다.
교차로가 막히고 일반 차량이나 버스가 지나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운전자가 차량 통제에 실패해 구경하던 사람들을 덮치는 사고도 발생한다.
실제로 2026년 7월 LA 노스리지에서 열린 Street Takeover에서는 차량이 관중 쪽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해 최소 5명이 다쳤다. (ABC7 Los Angeles)
단순한 자동차 문화라고 보기에는 위험성이 상당히 큰 셈이다.
🚨 그런데 이번에는 경찰 대응이 달랐다
보통 Street Takeover 영상들을 보면 경찰차가 나타나는 순간 참가자들이 차량을 타거나 뛰어서 흩어져 버린다.
경찰 입장에서도 수백 명이 동시에 도망가기 때문에 현장에서 모두 붙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LAPD는 이번 작전에 ‘Operation Street Sweeper’라는 이름을 붙였다.
경찰은 드론과 정보 수집을 이용해 여러 곳에서 예정된 Street Takeover 움직임을 추적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최종적으로 모인 South Figueroa Street와 West Alondra Boulevard 교차로를 대규모 병력으로 포위했다. (CBS News)
그래서 우리가 영상에서 본 그 장면이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들이 경찰을 발견하고 사방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이미 경찰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현장에는 LAPD뿐 아니라 LA카운티 보안관국(LASD),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까지 참여했다. (ABC News)
😮 무려 7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규모를 보면 더 놀랍다.
경찰 발표와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현장에는 약 700명이 모여 있었고 경찰과 관계 인력도 150명 이상 투입됐다.
결과적으로
69명 체포
570명에게 citation(법규 위반 통지·소환) 발부
약 200대 차량 견인·압류
총기 7정 회수
라는 상당한 규모의 단속 결과가 나왔다. (Los Angeles Times)
CBS Los Angeles는 경찰이 500건이 넘는 citation을 발부하고 200대가 넘는 차량을 견인했다고 보도하면서 경찰의 메시지를 이렇게 전했다.
“This is only the beginning.”
즉,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는 것이다. (CBS News)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런 위험한 행사에 모이는 걸까?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다.
Street Takeover는 단순한 불법 자동차 경주와는 조금 다르다.
자동차가 가운데에서 도넛과 드리프트를 하면 수백 명의 관중이 바로 주변을 둘러싸고 촬영한다.
굉음을 내는 엔진,
타이어가 타면서 발생하는 연기,
관중들의 환호,
그리고 그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SNS에 올린다.
어쩌면 자동차 문화와 SNS의 ‘바이럴 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거리 문화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산해진 도로를 이용하면서 LA 지역의 Street Takeover가 크게 확산됐고 이후에도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Los Angeles Times)
하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상황도 달라졌다.
교통 방해를 넘어 사고와 부상, 기물 파손, 폭력 사건까지 연결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LA의 한 Street Takeover 참가자들이 인근 고급 아파트 건물로 몰려가 유리창을 깨고 직원들과 충돌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NBC Los Angeles)
LA 시장 Karen Bass도 이후 강력한 단속 방침을 발표하며 Street Takeover에 대해 “zero tolerance”, 즉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LA Mayor)
영상을 다시 보니 전혀 다르게 보였다
처음 영상을 봤을 때는
“왜 저 많은 사람들이 경찰을 보고 갑자기 도망가는 거지?”
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하지만 배경을 알고 다시 보니 상당히 다른 장면이었다.
경찰이 우연히 현장을 발견해서 사람들이 흩어진 것이 아니었다.
여러 장소에서 진행되는 Street Takeover를 드론과 정보를 이용해 추적하고,
사람들이 한곳에 모이는 것을 기다렸다가,
150명이 넘는 경찰과 관계 인력이 주변을 포위해 한꺼번에 단속한 계획된 대규모 작전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최근 인터넷에서 이 영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 같다.
수백 명이 도로를 점거하고 자동차가 원을 그리며 질주하고,
경찰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도로를 포위하고,
도망치려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뛰기 시작하는 모습.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2026년 9월 실제 LA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LA 경찰이 남긴 말처럼,
“This is only the beginning.”
이번 대규모 단속은 LA의 Street Takeover 문화에 대한 강경 대응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LA의 밤거리에서 이 독특하고 위험한 ‘Street Takeover’ 문화가 어떻게 변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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