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하의 혜택은 누구의 몫일까?

회사 경영과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나는 세법을 공부하기 전과 후로 아주 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법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처럼 어렵거나 거창한 건 절대로 아닙니다. 아주 쉬운 표현으로 말하자면 세금을 어떤 근거로 누구에게 얼마를 부과하고 또 부과된 세금을 어떤 방식으로 거두어들이냐의 모든 과정 및 룰을 세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전문용어를 넣어서 멋있는 표현으로 바꾸면 지식백과에서 볼 수 있는 아래의 문구들이 나옵니다.

"세법은 세금의 부과 및 징수에 관한 법. 납세의무자, 과세 물건에 관한 과세 표준, 세율이나 과세의 방법, 납세 의무 위반자에 대한 처벌 따위를 규정한 법령을 통틀어 이른다."

세법 전문가가 목표가 아닌 이상, 저 어려운 문구를 접하는 순간부터 세법을 알아보려는 의지는 절반으로 뚝 떨어질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겁먹지 말고 세법에 관한 전문용어를 조금만 알아보면 세법도 인간이 사는 세상의 하나의 룰에 불과하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많은 세금 종류 중 2023년 개정된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세금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세금들로는 부가가치세, 근로소득세, 법인세, 양도세, 상속세, 증여세, 주민세, 재산세 등등이 있습니다. 각 세금의 용도나 징수 및 부과 대상 등등에 따라 분류를 할 수 도 있습니다. 그중 오늘은 법인세에 대해서 간단하게 내용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법인세는 법인이 내는 세금이며 이는 개인이 납부하는 소득세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근로자를 포함한 우리 모든 개개인은 통상적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거기에 합당한 기준 및 세율로 소득세를 납부하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일반 직장인은 매월 지정된 월급 금액에서 회사에서 원천징수한 소득세를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월급통장에 입금하기 때문에 본인이 납부하고 있는 소득세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세금 납부는 우리의 의무인 만큼 우리의 세금이 어떻게 써지는지에 대해서도 모두 관심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아무튼 소득세와 동일하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의 수익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을 법인세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하여 이 법인세의 징수대상은 당연히 법인이 되겠습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부분이 바로 개인사업자도 법인에 속하냐 여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개인사업자는 법인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하여 새로 개정된 법인세 인하의 혜택은 개인사업자에게 돌려지는 게 아니라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 초반기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요즘 워낙 경제가 어렵고 소상공인이 파산 위기에 직면하여 그분들의 힘든 상황을 돌봐주려는 정부의 배려 정책으로 인식하는 분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석에서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 얘기가 나오면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인데 반대하는 세력들에 대해서 모질다는 얘기도 들어보았습니다. 하나 법인세 인하는 요즘 고물가로 가장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에게는 혜택을 줄 수 없는 정책입니다. 그래서 최근 기재부에서는 법인세 인하로 기업의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구창창 발표해 왔습니다. 뜻인즉 기업이 내야 하는 세금을 감면해 주면 여유 자금이 생겨서 해당 여유자금으로 투자와 고용에 투자하여 국가 경제 성장과 국민 수입 증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낙수효과를 기대해 보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나 현실은 정반대인 상황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익성 악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금리 고환율에 따른 경기 악화 등등의 이유로 대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대기업의 65% 정도는 신규 채용계획이 아예 없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그토록 바라던 청년 일자리 창출과는 확연히 다른 기조의 조사결과입니다. 또한 고용 방식도 우려가 됩니다. 현재 대기업의 소속 외 근로자의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4명 중 1명은 파견, 용역 등 불안정한 지위로 일할만큼 오히려 고용의 질은 확 나빠진 현실입니다. 거기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기업 실적 악화와 법인세 인하의 역효과가 맞물리면서 올해는 약 60조 원의 세수 펑크가 발생할 것이라는 추측도 예견되어 있습니다. 나라의 세금은 나라의 살림을 영위해 나가는데 필수 구성요소 중 하나입니다. 세수 펑크 부분은 어디서든 동등한 금액을 만들어야 나라 살림이 순조롭게 운영이 될 것이 분명한데 상속세, 증여세 부담도 경감된 이 마당에 법인세까지 인하되어 부자들의 감세가 확실시되는 이 시점에 우리는 반문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이 어렵고 세상살이가 팍팍한 이 시점에 부자의 고통을 들어주는 이런 정책은 우리 서민들에게 그에 동등한 부담을 떠넘기려고 하는 게 아닌지 말입니다.